공부방 일기

망하는 공부방은 이유가 있다. 창업 준비 전 꼭 생각해보기.

gaoxing 2022. 4. 18. 15:25

오늘은 많은 사람들(특히 학부모)이 학원, 교습소 보다 공부방을 시작했다가 망하는 이유를 적어보고자 한다.

여러가지 면에서 공부방은 장점이 많아서 오픈하기 쉽다.

하지만 그만큼 많이 그만둔다.

만약 공부방을 하고자한다면 꼭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기를 바란다.

 

<공부방을 시작하기 좋은 이유>

1. 초기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.

2. 매월 월세가 안나간다.

3. 망해도 큰 손실이 없다.

4. 어린 자녀를 돌보면서 할 수 있다.

5. 인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.

 

아마 이런 이유일 거다.

물론, 나도 이 중의 몇가지 매리트가 있어서 공부방을 시작했다.

 

그런데 이런 이유가 오히려 쉽게 접을 수 있는 이유가 되더라.

 

위의 4가지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면,

1. 초기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.

=>자기에게 이 일이 맞는지아닌지, 혹은 티칭 말고도 그 외의 중요하거나 잡다한 일이 많다는걸 모르고 덜컥 시작한다. 프렌차이즈 업체의 '누구나 할 수 있게 도와드린다' 라는 달콤한 말에 넘어가서 말이다. 경험도 없이 말이다.

 

2. 매월 월세가 안나간다.

=>매월 나가야되는 비용이 없다보니 아이들이 모이지않아도 그리 조바심이 나지않는다. 좋게 말하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흔들리지 않는다는거고, 나쁘게 말하면 열심히 홍보도 안하면서 시간이 계속 간다.

 

 

3. 망해도 큰 손실이 없다.

=>1년~2년 동안 그다지 최선을 다해 홍보하고 가르치고 상담하지않았는데 본인은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. 지금 접어도 '에이 어차피 손해보는것도 별로 없어' 라며 그만둔다.

 

4. 어린 자녀를 돌보면서 할 수 있다.

=>자녀가 미취학 아동이라면 어린이집에서 6시, 7시까지 있을 수 있으니 그나마 초등보단 낫다.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아프거나 해서 집에 있어야한다면? 어린 자녀가 수업 중에 수시로 울고 떼쓰고 말걸고 하는 걸 좋아할 학생들이나 부모는 없다.  아이가 초등(특히 초등 저학년)이라면? 얘네도 수업 중에 말걸고 집에 친구데려오고 그럴 수 있다. 이런걸 조절하지못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학생들이 떨어져나간다. 아이들은 '공부방' 으로 공부하러 오는거지, '가정집' 에서 공부하러 오는게 아니기 때문이다.

5. 인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.

=>주변에 아는엄마들이 많아서 그 수혜를 좀 볼 수 있을까? 하고 시작할 수 있다. 오픈하자마자 씨앗회원 몇 명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. 그러나 잘 생각해야한다. 당신이라면 자주 보던 옆집 엄마가 갑자기 공부방을 차렸다고 보내겠는가? 오히려 아는사람이 더 냉정한 법이다. 내 경력에 대해, 내 성격에 대해, 아이를 대하는 내 태도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일수록 '아는엄마'로 남을것이냐, '우리 애 선생님'으로 바뀌어도 괜찮을 것이냐가 더 실랄하게 평가된다. 쉽게 생각했던 공부방도 접히고, 그동안 쌓아왔던 인간관계도 접힐 수 있다.